기억은 사라져도 감정은 남는다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가만히, 책장을 덮은 채로 앉아 있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른 한 문장.
“제발… 앨저넌의 무덤에 꽃을 놓아주세요.”
짧은 말인데, 왜 이렇게 아플까.
왜 이렇게 오래 남을까.
그 이유를, 오늘 당신께 조심스레 꺼내 보려 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마음에도, 작게나마 꽃 한 송이가 피어나기를 바라면서.

기본 정보 & 독서 전 알아두기
책 제목 | 앨저넌에게 꽃을 (Flowers for Algernon) |
저자 | 대니얼 키스 (Daniel Keyes) |
출간 | 1966년 장편 (원작은 1959년 단편) |
장르 | 성장소설, 심리소설, SF소설 |
주요 키워드 | 앨저넌 줄거리, 앨저넌 명대사, 대니얼 키스, 인간성, 감성책 |
찰리 고든. 그는 바보였고, 천재였고, 인간이었다
찰리는 IQ 68의 지적장애인이다.
하루하루 빵 공장에서 일을 하며 살아간다.
사람들은 그를 조롱하고, 놀리고, 어리석다며 웃지만,
찰리는 그게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이라고 믿는다.
그런 찰리가 한 가지 꿈을 꾼다.
“나도 머리가 좋아지고 싶어요.”
그 말 한마디로, 그는 한 과학 실험의 대상자가 된다.
그리고 수술을 받고 나서부터, 그의 삶은 바뀐다.
천재가 되어버린 찰리. 하지만 세상은 더 차가워졌다
찰리의 지능은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된다.
책을 읽고, 외국어를 배우고, 과학을 이해하고,
심지어 수술을 집도한 교수보다 더 많은 걸 알게 된다.
하지만 그 지능 속에서, 그는 깨닫는다.
사람들이 왜 자신을 웃었는지.
그 웃음이 따뜻함이 아니라 잔인함이었다는 걸.
그는 점점 혼자가 된다.
지능이 높아질수록, 마음은 더 외로워진다.
그리고 실험쥐 앨저넌.
그보다 먼저 수술을 받고, 먼저 똑똑해졌던 존재.
그 앨저넌이, 갑자기 변하기 시작한다.
성질을 부리고, 벽에 머리를 박고, 결국… 죽는다.
찰리는 알고 있었다.
다음은, 자신이라는 걸.
퇴행의 시작. 그러나 그는 끝까지 인간이었다
찰리는 스스로 연구하고 기록하며, 수술의 한계를 증명한다.
그리고 자신이 다시 퇴행하고 있음을, 정확히 예측한다.
기억이 흐릿해지고, 단어가 꼬이고, 문장이 어긋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는 마지막까지 일기를 쓴다.
그는 똑똑해졌을 때보다, 바보가 되어가는 지금 더 따뜻했다.
그는 앨저넌을 사랑했고, 사람들을 이해했고,
무너져 가는 자신의 마음을 다독였다.
그리고 마지막 일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Please… put flowers on Algernon’s grave.”
“제발… 앨저넌의 무덤에 꽃을 놓아주세요.”
말은 단순했지만, 그 속엔
모든 상처와, 모든 사랑과, 모든 감정이 들어 있었다.
잊지 못할 명대사들
“지능은 행복의 조건이 아니다.”
지능이 올라가도, 마음은 그대로라는 걸 보여준다.
“사람들이 웃는 이유를 몰랐을 땐 행복했는데, 이제는 그 웃음이 슬퍼요.”
세상을 이해하게 되는 대가는, 너무나도 크고 아프다.
“나는 더 이상 바보가 아니야. 하지만 더 이상 사랑받지도 않아.”
가장 높은 지능에서, 가장 낮은 감정을 느꼈던 찰리의 고백.
이 책이 가르쳐 준 것들
- 똑똑한 것보다 중요한 건, 따뜻한 것이라는 것
- 머리보다 마음이 먼저 기억된다는 것
- 존재의 가치는, 능력이 아니라 감정에 있다는 것
그래서, 나는 꽃을 놓아야겠다
지금도 내 마음 어딘가에 앨저넌이 있다.
그리고 찰리 고든이 있다.
가끔 세상은 너무 빠르고 차갑고 뾰족해서
그들을 잊어버리고 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이상,
우리는 결코 그들을 잊지 못한다.
마음이 힘든 날, 나는 다시 이 책을 펼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
가만히 눈을 감고 말할 것이다.
“앨저넌의 무덤에, 꽃을 놓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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